디자인을 완성하고 공장에 작업지시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샘플이 도착하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나타납니다.
목둘레가 생각보다 넓고, 소매는 길며, 원단의 느낌도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릅니다. 심지어 단추와 지퍼의 위치까지 달라져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입니다.
“디자인을 정확하게 전달했는데 왜 다르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의류 제작에서 디자인을 전달하는 것과 생산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장이 옷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뿐 아니라 원단, 치수, 봉제 방법, 부자재, 컬러, 마감 방법 등 여러 정보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하나의 문서로 정리한 것이 **Tech Pack(Technical Package)**입니다.
그렇다면 옷 한 벌을 만들기 전에 Tech Pack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1. 디자인 스케치|예쁜 그림보다 정확한 구조가 중요합니다
Tech Pack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Design Sketch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패션 일러스트처럼 멋진 그림이 아닙니다.
공장에서 실제로 옷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인가? 입니다.
보통 앞면과 뒷면의 Flat Sketch를 사용하며, 필요하다면 옆면이나 부분 확대 그림도 추가합니다.
예를 들어 티셔츠를 제작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앞면 그림만 있다면 뒷목의 마감 방법이나 뒷판 절개선, 라벨 위치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디자인에 절개선이 있는 것인지, 단순히 장식 스티치가 들어가는 것인지도 구분해야 합니다.
따라서 스케치에는 실제 생산에 필요한 구조와 디테일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디자인 스케치는 예쁜 그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봐도 같은 옷을 이해할 수 있는 그림입니다.
2. Fabric Information|원단 이름만 적으면 부족합니다
작업지시서에 원단을 단순히 Cotton 100%라고 적었다면 충분할까요?
같은 Cotton 100%라도 조직과 중량, 가공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옷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에 따라 원단의 혼용률뿐 아니라 조직, 중량(GSM), 사용 가능한 폭(Width), 컬러, 가공 조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Stretch Fabric이라면 신축성과 회복력도 제품의 착용감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Sample Fabric과 Bulk Fabric이 같은 기준인지입니다.
샘플에서는 부드러운 원단을 사용했는데 본생산에서 다른 촉감의 원단을 사용하면 Pattern이 같더라도 Fit과 Silhouette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단 정보는 단순한 소재 설명이 아니라 완제품 품질을 결정하는 기준입니다.
3. Measurement Spec|치수보다 측정 방법이 먼저입니다
Tech Pack에서 가장 많이 확인하는 항목 중 하나가 Measurement Spec입니다.
Chest Width, Body Length, Shoulder Width, Sleeve Length 등 제품별 주요 치수를 기재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같은 Chest Width 50cm라도 어디에서 어떻게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슴단면을 측정할 때 Armhole 아래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사람마다 다른 위치에서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Measurement Spec에는 치수뿐 아니라 POM(Point of Measurement)과 측정 방법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필요한 부위에는 Tolerance(허용오차)를 설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부위에 동일한 허용오차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특성과 바이어 기준에 맞게 결정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Spec Sheet는 숫자가 많은 문서가 아니라 누가 측정해도 같은 기준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서입니다.

4. Sewing Construction|어떻게 봉제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디자인과 치수가 정확해도 봉제 방법이 다르면 완성된 옷의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티셔츠의 밑단을 어떤 Stitch로 마감하는지, 시접 폭은 얼마인지, Top Stitch를 어느 위치에 넣는지에 따라 외관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필요한 부위에는 Stitch Type, Seam Allowance, Stitch Width, SPI 등 봉제 관련 정보를 명확하게 표시해야 합니다.
특히 봉제 방법이 중요한 부분은 확대 그림이나 단면도를 활용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모든 봉제 부위에 불필요하게 복잡한 설명을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품질이나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Construction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5. Trims & Accessories|작은 부자재가 큰 불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옷 한 벌에는 원단 외에도 여러 부자재가 들어갑니다.
Zipper, Button, Elastic Band, Label, String, Snap 등이 대표적입니다.
문제는 부자재를 단순히 이름으로만 지정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작업지시서에 Black Zipper라고 적었다면 공장은 어떤 지퍼를 사용해야 할까요?
Metal인지 Coil인지, 길이는 얼마인지, Open-End인지 Closed-End인지, Tape Color와 Slider는 어떤 사양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Elastic Band도 마찬가지입니다.
폭이 같아도 신축성과 Recovery, 두께와 촉감에 따라 착용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부자재는 종류, 규격, 컬러, 위치, 기능과 승인 기준을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부자재 하나가 완제품의 외관과 사용성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Color & Artwork|컬러명만 같다고 같은 색은 아닙니다
작업지시서에 BLACK이라고 적으면 모든 원단과 부자재가 같은 검정색으로 만들어질까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Body Fabric과 Rib, Elastic Band, Zipper Tape는 소재와 표면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Black이라도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컬러가 중요한 제품이라면 승인된 Color Standard와 DTM(Dye To Match) 기준을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프린트나 자수가 들어가는 제품은 Artwork의 실제 크기와 위치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Left Chest Logo라고 적는 것보다 Neckline이나 Center Front 등 반복 측정할 수 있는 기준점을 표시하면 위치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Artwork의 색상, 크기, 파일 버전이 최종 승인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컬러와 Artwork는 화면에서 보기 좋은 상태가 아니라 실제 완제품에서 승인된 상태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Label & Packing|옷을 완성한 뒤에도 작업지시서는 필요합니다
의류 제작은 봉제가 끝났다고 모든 작업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Main Label, Care Label, Size Label, Hang Tag, Poly Bag, Carton Packing 등 출고 전 확인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Size Label이나 제품 정보가 잘못되면 옷 자체에는 문제가 없어도 판매와 출고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Care Label의 필수 표시사항은 판매 국가와 제품에 적용되는 규정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Packing 역시 단순히 폴리백에 옷을 넣는 작업이 아닙니다.
접는 방법과 포장 크기, 수량, 외부 표기 등에 따라 출고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Tech Pack에는 제품 특성과 거래 조건에 맞는 Label 및 Packing 기준도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Tech Pack을 모두 작성했는데도 샘플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위의 7가지 항목을 모두 작성했다면 첫 번째 Sample은 반드시 완벽하게 나올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Tech Pack은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문서이지만 실제 Fabric과 Pattern, Sewing Construction이 결합했을 때의 Fit까지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첫 Sample에서는 Tech Pack과 실제 제품을 비교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문제가 발견되면 단순히 Sample만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된 내용이 Tech Pack에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차 Sample에서 Sleeve Length를 변경했는데 최종 Tech Pack에는 이전 치수가 남아 있다면 본생산에서 혼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위험한 작업지시서는 서로 다른 버전이 섞인 문서입니다
Sample 개발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차례 수정이 발생합니다.
Pattern은 3차로 수정됐는데 Measurement Spec은 2차이고, Artwork는 1차 파일을 사용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최종 승인된 자료의 Version을 명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본생산 전에는 다음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최종 승인된 Design과 Fabric인가?
- Measurement Spec과 Pattern Version이 일치하는가?
- Sewing Construction과 Trims가 최종 수정사항을 반영했는가?
- Color와 Artwork가 승인된 기준인가?
- Label과 Packing 정보가 정확한가?
- Approved Sample과 최종 Tech Pack이 서로 일치하는가?
중요한 것은 서류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공장과 브랜드가 같은 기준을 보고 있는가입니다.
좋은 Tech Pack은 공장의 질문을 줄여줍니다
작업지시서가 불명확하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몇 cm인가요?”
“어떤 원단을 사용하나요?”
“지퍼 길이는 얼마인가요?”
“라벨 위치는 어디인가요?”
이런 질문이 반복되면 개발 과정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Tech Pack이 명확하면 공장은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샘플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의사소통과 해석 차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좋은 Tech Pack의 기준은 문서가 얼마나 화려한지가 아닙니다.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이 문서를 처음 보더라도 제작에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샘플에서 승인한 내용을 본생산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재현할 수 있는가?
이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옷 한 벌을 만들기 전에 작성하는 Tech Pack은 단순한 작업지시서가 아니라 브랜드가 원하는 옷과 공장이 생산하는 옷 사이의 기준을 맞추는 문서입니다.
이너제이 의류 OEM 생산 노트
의류 OEM에서 Tech Pack은 디자인을 전달하기 위한 문서에 그치지 않습니다.
Design, Fabric, Measurement, Construction, Trims, Color, Label과 Packing까지 생산에 필요한 기준을 정리하고, 샘플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수정사항을 최종 생산 자료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좋은 작업지시서는 설명이 많은 문서가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오해가 적은 문서입니다.
상담문의 : 이너제이 공식 홈페이지